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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냄새는 어떻게 패션이 되었을까? [향수 역사이야기]
    column 2023. 6. 7.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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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냄새는 어떻게 패션이 되었을까? [향수 역사이야기]

    후각에 의해 생성된 기억이 더욱 감정적이고

    오래 머릿속에 남아있게 된다는 이야기를 들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는 많은 과학적 뒷받침이 있는 의견으로 

     

    아마 살면서 '이 냄새 어디서 맡아봤는데?'했던 일이나

    오랜만에 돌아간 고향에서 맡은 집 냄새에 과거의 기억들을 되새김질했던 적이

    다들 한번쯤은 있을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좋은 첫인상으로 기억되는 사람은

    높은 확률로 좋은 향기를 풍겼을 확률이 높다.

     

    많은 사람들이 좋은 첫인상을 남기기 위해 

    단정한 용모와 옷차림에 신경쓰지만

    거기서 한 발짝 더 나아간 사람은 자신의 '냄새'까지 신경을 쓴다.

     

    오늘은 그 어떤 사치품보다 헛되지만

    그 순간의 마성적인 매력을 가진 패션 아이템

    향수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인류 최초의 화장품'

    향수는 인류가 최초로 사용한 화장품이다.

    고대시대에는 종교적 의식에 많이 사용되었는데

    당시 사람들은 향이 나는 나무와 송진을 태우며

    자신들의 숭배가 연기를 통해 신에게 전달된다고 믿었다.

    향수는 치료제로 이용되기도 했다. 고대 그리스와 로마에선

    향수가 부인병이나 두통을 막아주는 치료제의 역할을 해주었다.

    중세시대는 향수로 치료를 하던 시대라고 할 수 있는데

    주로 수도원에서 향이 나는 식물을 재배하고 의료용 향수를 만들었다.

    Jacob Cornelisz van Oostsanen, Pomander

    그리고 중세시대 사람들은 악취가 질병을 퍼트리고

    좋은 향기가 이를 막아준다고 믿었기에

    르네상스 시대에는 pomander(향료알)를 부적처럼 몸에 지니고 다니기도 했다.

     

    중세시대에는 패스트 같은 전염병이 돌며

    물을 두려워하는 관습이 있었는데 

    현대의 관점으론 이해할 수 없는 행태이긴 하나

     

    귀족들은 물로 씻지 않은 자신의 몸에서 나는 악취를 없애기 위해

    향수를 이용하기도 했다.

     

    인류 최초의 알코올 추출 향수로는 한 수도사가 질병으로 고통받는 헝가리의 여왕을 위해 만들었다는

    '헝가리 워터'가 있는데 향수 덕분에 아름다움과 건강을 되찾은 여왕이

    폴란들의 왕에게 청혼을 받았다는 전설 같은 이야기가 전해 내려있다.

     

    물론 사실확인을 할 수 없는 동화 같은 이야기이지만

    헝가리 워터가 대중에게 알려진 17세기쯤부터 향수가 많은 대중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사실이다.

    (L)Johann-Maria-Farina

    대중적으로 큰 인기를 끈 최초의 알코올 추출 향수로는

    쾰른의 물이라는 뜻을 가진 오데코롱이 있다.

     

    조반니 마리아 파리나가 1709년 판매하기 시작한 eau de cologen(오 데 코롱)은 유럽 전역에서 큰 인기를 끌었고

    엘리자베스 여왕, 괴테 같은 인물들도 이 향수를 즐겨 찾았다고 한다.

     

    참고로 파리나가 세운 farina gegenüber는 현재까지도 가장 오래된 향수회사로 남아있으며

    오데코롱 또한 현재까지 판매 중이다.

    오른쪽 사진이 현재 판매 중인 형태로 가격은 30ml에 29유로이다.

    오데코롱이 큰 인기를 끌며 파리나의 제품을 모방한 향수들이 많이 나왔고

    현재도 오데코롱이란 이름의 수많은 향수들이 판매되고 있지만.

     

    오리지널은 farina gegenüber의 오데코롱이란 점만 알고 있어도 

    어디서 향수 이야기할 때 한마디 정도는 할 수 있을 것이다.


    '패션향수의 시대'

    19세기에 향수는 큰 변환점을 맞이하게 되는데

    파스퇴르, 코흐, 베샹 같은 학자들이 균에 대한 이론을 발표하며

     

    대중들은 더 이상 악취가 질병을 일으킨다고 믿지 않았고

     

    향수는 사치품이자 유혹의 도구가 된다.

    종교의식을 위한 도구이거나 치료제였던 향수가 '패션'의 범주로 들어서게 된 것이다.

    뿐만 아니라 19세기엔 화학 반응로 생긴 화합물로부터 얻는 합성향료가 세상에 나오며

    향수 제작이 기계화로 전환되었고 향수 산업이라는 새로운 산업군이 출몰하게 된다.

    빨라진 제품 생산속도와 합성 향료로 인해 낮아진 가격은

    대중들에게 다양한 향을 선사하게 되었다.

    19세기 후반부터 조향사들은 하나 둘 자신들의 제조법으로 만든 향수를 판매하는 부티크를 오픈했고

    백화점에도 향수 판매대가 들어서기 시작했다.

     

     

    그리고 1921년에는 역사상 가장 성공한 향수인 샤넬 NO.5가 세상에 나왔고

     

    세계 2차 대전이 끝난 후엔  디올, 발망 같은 쿠틔르 하우스들이 향수를 출시하기 시작하는데

     

    물론 옷을 만들던 디자이너가 직접 향수를 제조한 것은 아니고

    대부분 향료 공급업체의 도움을 받아 조향사를 고용해서 향수를 제작했다.

     

    패션 브랜드에 있어서 디자이너의 역량이 가장 중요하듯이

    향수는 전적으로 조향사의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여성들의 아이템으로 비쳤던 향수는 시간이 흐르며

    남성용 제품 또한 출시가 되었고

    초기 남성용 향수를 대표적하는 제품들로는

    샤넬의 뿌르 옴므 갤랑의 아비루즈 디올의 오 소바쥬 같은 제품들이 있다.

    (위의 제품들은 현재까지도 출시 중이다.)

     

     

    향에도 트렌드가 있는데 90년대에 들어선 투명하고 가벼운 향이 유행을 하며

    겐조나 이세이미야케 같은 일본발 브랜드의 향수들이 큰 인기를 끌기도 했으며

    이 시기에는 남녀 향수를 함께 판매하는 게 트렌드이기도했다.

    남녀 향수를 세트로 판매하는 제품들은 아마 폴로에서 본 이들이 많을 것이다.

    현재도 커플 세트가 판매되고 있기는 하나 인기가 과거처럼 많지는 않다.

     

    90년대에는 젊은 세대를 겨냥한 저렴한 패션향수도 큰 인기를 끌었다.

    반항적이고 섹슈얼한 마케팅으로 많은 젊은이들의 지지를 받은 켈빈 클라인의 ck1은

    패션 향수가 10대들의 문화에도 통한다는 것을 증명고 볼 수 있다.

     

    (왼쪽부터) GAP,ZARA,VICTORIA's SECRET

    21세기에 들어선 SPA브랜드부터 뷰티 브랜드까지 향수들을 출시하며

    향수는 패션 브랜드의 필수 아이템이 되었다.

     

    아마 평소 이용하는 쇼핑앱에서 향수를 검색하면 

    다양한 가격대와 이미지를 갖춘 수천 가지의 향수들을 볼 수 있을 것이다.

     

    19세기에 향수가 패션의 범주로 들어서기 시작했다면

    21세기의 향수는 패션이란 카테고리 안에 안전하게 착륙했다고 볼 수 있다.


    '요즘 대세, 니치향수'

    harbourcity

    최근 몇 년간 큰 인기를 끈 향수들을 살펴보자면 

    역시 '니치향수'를 빼놓을 수 없다.

     

    medium

    니치 향수는 조향사가 직접 제작한 소수를 위한 향수라고 있는데

    거대 기업들의 패션 향수들과 반대되는 용어라고 있다.

     

    최근에는 향수 전문 브랜드를 통칭하는 말로 니치라는 말을 쓰는 편이고

    니치 브랜드의 특징은 조향에 집중한 이미지와 스토리텔링을 담은 제품들이다.

     

    대표적인 브랜드로는 르바로, 딥티크, 킬리안, 프레데릭 말 같은 브랜드들이 있다.

    소수를 위한 향수라고 했지만

    조말론 같이 대중적으로 엄청난 인기를 구가한 니치향수들이 나오며

    이제는 니치향수라는 단어가 가진 의미가 점점 희석되고 있는데

     

    특히 국내에서는 '니치'가 마케팅 수단으로 많이 활용되며

    이제는 니치향수라는 구분이 의미가 없어지고 있다.

    니치향수라고 무조건 더 좋고 근본인 것은 아니니

    너무 단어에 휘둘리지 않는 것이 좋다.

    jean claude ellena

    앞에서도 말했듯이 향수는 조향사의 역량이 가장 크게 작용하는 분야이고

    대부분의 패션 브랜드들은 라이센스를 통해 향수를 제조, 판매하기 때문에

    높은 가격과 멋진 라벨로 향수를 구분하는 것은 좋지 않다.

     

    내가 쓰는 향수는 다른데?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현재 세계에서 가장 큰 향수 제조업체는 

    프랑스의 뷰티 기업인 로레알이라 할 수 있다.

    로레알 소유 브랜드

    로레알은 랑콤, 생롤랑, 프라다, 마르지엘라의 향수를 제조, 유통하고 있다.

     

    옷으로 치자면 결국 시작은 같은 원단회사라고 할 수있는 셈이다.

    물론 그렇다고 저 브랜드들의 향수드링 다 같은 '급'의 제품이라는 뜻은 절대 아니다.

     


    'TIP'

     

    끝으로 향수 쇼핑을 위한 작은 팁들을 얘기해 보자면

     

     

    우선 향수는 불어를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쇼핑 시에 낯선 단어들을 많이 만나게 되는데

     

     

    일반적으로 옴므, 므슈, 우모 같은 단어들이 나오면 남성용 향수라고 생각하면 되고

     

    느와르는 검은색,

    블랑쉐는 하얀색을 뜻하는 불어로

    향의 느낌을 표현할 때 자주 나오는 단어이다.

     

    꽃을 뜻하는 불어인 fleur, floral도 많이 사용되는 편이고

    모든 향수의 라벨에 쓰여있는 'EAU'는 물이라는 뜻의 불어이다.

     

    (앞에서 이야기한 쾰른의 물이 Eau de Cologne 인 것을 보면 쉽게 유추가 가능하다.)

     

     

    향수는 부향률에 따라서 표기하는 방법이 다른데

    대표적으로

     

    EDP, EDT, EDC가 있다.

     

    위의 이미지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EDP 제품이 가장 향이 짙고 오래가고

    EDC 제품이 향의 지속력이 가장 떨어진다.

     

    이런 부향률은 개인의 취향이지 무조건 더 향이 짙고, 오래간다고 좋은 제품은 아니다.

    그리고 같은 제품이어도 부향률에 따라 가격이 다르지 유의하길 바란다.

    그리고 향의 지속력은 사용자의 사용법에 따라도 얼마든지 달라질 수가 있다.

    향수는 꼭 직접 시향을 해보고 구매를 하는 것이 좋다.

    너무 당연한 것이지만 텍스트나 이미지로 향을 설명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고

    내가 써봤던 향도 시간이 흐르면 과거의 그 느낌으로 다가오지 않을 때가 많다.

     

    시향을 할 때는 시간차를 두고 천천히 향을 맡아보며

    향수의 탑노트 미들노트 베이스노트를 다 경험해 보고 구매를 하는 것이 좋다.

     

    한 가지 브랜드만 고집하는 것보단 

    큰 규모의 쇼핑몰이나, 세포라 같은 멀티샵에서 다양한 제품을 경험해 보고 고르는 것을 추천한다.

    끝으로 향수 선물은 꽤나 난이도가 높은 편이니

    정말 가까운 사이가 아니라면 지양하는 것이 좋다.

     

    내 취향이 아닌 향을 선물 받는다는 건 꽤나 곤혹스러운 일이다.

     


    '마치며'

    뿌리는 그 순간부터 옅어지는 향수는

    어쩌면 가장 사치스러운 패션 아이템일 수도 있다.

     

    하지만 금세 사라지기 때문에 더욱 매력적인 것이 향수이기도 하다.

     

    당신은 지금 어떤 향을 입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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