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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패션계의 명태 '바시티 자켓' 이야기
    item 2022. 11. 7. 0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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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패션계의 명태 '바시티 자킷' 이야기

     

    같은 아이템에 여러 이름이 붙는 경우는 패션계에서 흔하다.

     

    대표적으로 맨투맨과 스웨트셔츠 두 가지 이름을 갖고 있는 스웻셔츠가 있고

     

    긴팔티도 쭉티,롱슬리브,단가라 등 여러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많은 이름을 갖고 있는 아이템은 아마 '바시티 자켓'일 것이다.

     

    과잠, 스타장, 바시티 등 떠오르는 이름이 많은데

     

    오늘은 이 바시티 자켓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Letterman'

     

    1800년대 후반.

    하버드 야구팀에는 '레터맨 스웨터'라는 문화가 있었다.

     

    학교를 상징하는 H가 크게 들어간 스웨터를 기량이 뛰어난 선수에게만 지급해주는 것이 

    바로 레터맨 스웨터 문화였는데.

     

    레터맨 스웨터를 갖고 있다는 것은 

    내가 팀의 주축 선수이자 교내에서 잘 나가는 운동선수임을 뜻헀던 셈이다.

     

    이 레터맨 스웨터는 처음부터 일부 선수에게만 주었다는 이야기도 있고

     

    모두에게 보급한 뒤 기량이 뛰어난 일부 선수 외에는 반납을 해야 했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진실이 뭐가 됐든 선수들은 자신의 레터맨 스웨터를 지키기 위해 경쟁을 펼쳤다.

     

     

    이런 레터맨 문화는 하버드 야구팀을 넘어

    하버드 풋볼팀.

     

    그리고 다른 아이비리그의 학교에 전파되어

    선수들의 경쟁심리를 부추겼다.

    1930년 대에는 운동선수들이 추운 날씨를 버티기 위해

     

    레터맨 스웨터에 가죽 소매와 단추를 덧댄 자켓이 탄생하는데.

     

    레터맨 재킷이라 불린 이 자켓은 후에 바시티 자켓으로 불리게 된다.

     

    추운 날씨를 버티기 위해 무거운 가죽 소매가 달린 자켓을 개발했다는 게 의아할 수 있으나

     

    1930년대는 이제 막 러셀 애슬레틱에서 스웨트 셔츠를 생산하던 시기이다.

     

     

    레터맨 자켓은 운동선수뿐만 아니라 일반 학생들에게도 인기가 높았다.

     

    특히나 모교에 대한 자부심이 높은 아이비리그 학생들을 중심으로 레터맨 자켓이 퍼져나갔고

     

    레터맨 자켓은 학교를 대표하는 운동선수가 입는 옷이라는 뜻으로

     

    '바시티 자켓'이라는 이름을 얻게 된다.

     

    60년대에 들어선 바시티 자켓은 더 이상 운동선수들의 전유물이 아닌

     

    대학생들의 기본 아이템으로 자리 잡았다.

     

    미국의 많은 고등학생 운동부들도 바시티 자켓을 맞춰 입었으며

     

    아이비리그 패션을 대표하는 아이템 중 하나로 자리를 잡은 셈이다.

     

    (그 유명한 테이크 아이비에서도 바시티 자켓을 찾아볼 수가 있다.)

     

    70년대에 들어선 남녀 학생의 평등을 주장했던 타이틀 lX 법이 통과되며

     

    여학생들의 스포츠 참여율이 올라갔고 자연스레 많은 여학생들 또한 바시티 자켓을 애용하게 됐다.

     

    단순히 운동복을 넘어 대학교를 상징하는 아이템이 된 바시티 자켓은

     

    유니버시티 자켓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헀는데.

     

    시간이 흐르며 기량이 뛰어난 선수에게만 옷을 지급하는 레터맨 문화는 사라졌지만

     

    경기에 참여해야만 옷에 부착하는 패치를 지급하는 등

     

    유사한 형태로 레터맨 문화는 근래까지도 남아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현대에 들어선 바시티 자켓은 스트릿부터 아메카지 스타일까지

    많은 스타일에 애용되는 스테디 한 아이템이 되었다.

     

    (L)휴먼메이드 (R)슈프림

     

    많은 래퍼들의 사랑을 받은 바시티자켓은 스트릿 패션 브랜드에서도 많이 출시되었는데

    8-90년대의 스투시 바시티 자켓은 현재 엄청난 가격대를 자랑하고 있다.

     


    '그래서 이름이 몇 개야?'

    글의 시작에서 말했던 것처럼 

     

    바시티 자켓은 정말 많은 이름으로 불렸는데

     

    그 이름들을 간략히 살려보자면 이렇다.

     

    'Letterman jacket, Varsity jacket, University jacket'

    우선 앞서 언급했던

     

    레터맨 자켓

    바시티 자켓

    유니버시티 자켓이 있다.

     

    사실상 그 시작은 레터맨 자켓이라 할 수 있지만

    운동선수들의 운동복에서 대중적인 패션 아이템이 되며 

    많은 이들에게 '바시티 자켓'으로 알려지며

     

    현재는 바시티 자켓이란 표기가 본명(?)처럼 쓰이고 있다.

     

    'Stadium jacket'

    바시티 자켓에 인기를 얻자 80년대에 들어서

    스포츠 팀 머천다이즈 회사들이 이 바시티 자켓에 

    프로 스포츠팀들의 로고를 넣어 판매를 시작했는데.

     

    이렇게 생산된 자켓은 큰 경기장을 뜻하는 '스타디움'과 합쳐져 

    '스타디움 자켓'이라 불렸다.

     

    스타디움 자켓들은 원가 절감을 위해 가죽 대신 나일론을 주로 사용했고

     

    이런 스타디움 자켓은 현재도 많은 스포츠팀 굿즈로 생산되고 있다.

     

    nike x supreme

     

    스타디움 자켓은 베이스볼 자켓으로도 불렸는데

     

    명작으로 유명한 nike와 슈프림의 콜라보 자켓은 

    'baseball jacket'이라는 이름으로 출시되었다.

     

    '스타장'

    국내에선 바시티 자켓을 스타장이라고도 많이 부르는데

     

    이 스타장은 얼핏 유추가 가능하듯이 일본에서 넘어온 말이다.

     

    스타디움 자켓의 일본 발음인 "スタジアムジャンパ"(스타지아무잠파)의 준말인 

     

     

    ン(스타장)이 국내에서 널리 통용된 셈이다.

     

    스타'장'보단 스타'쟝'에 더 가까운 발음이고 아직도 국내에선 바시티자켓을 스타쟝으로 많이 부르고 있다.

     

    '스카쟌'

    스타디움 자켓에 일본풍 자수가 들어간 제품은 '스카쟌'이라 불렸다.

     

    이 스카쟌은 요코스카에서 처음 시작되어 요코스카 잠바를 줄여서 스카쟌이라 했다는 설과

     

    2차 대전 이후 미군 병사들이 입는 스타디움 점퍼를 보고 기념품으로

     

    자수를 새겨 판 것이 시작이었다는 설 등이 있는데

     

    일본 학원물 만화인 크로우즈의 주인공이 스카쟌을 자주 입어서

     

    국내에선 크로우즈 잠바로도 많이 알려져 있다.

     

    hoshihime

     

    한때 호시히메의 스카쟌이 잠깐 유행을 탄 적이 있기도 한데. 

     

    모두가 알다시피 유행이 길게 가지는 않았다.

     

    '과잠'

     

    바시티 자켓이 유니버시티 자켓이라 불리며

    대학교를 상징하는 아이템이었던 만큼

    국내에서도 바시티 자켓은 '대학교'하면 떠오르는 아이템이다.

     

     

    같은 학교의 학생들끼리 자켓을 맞춰입는 문화는 일본을 거쳐 국내에도 도입되었고

    고대와 서울대를 중심으로 퍼져나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참고로 같은 과, 동아리가 티셔츠를 맞춰 입는 문화는

    군사정권 시절에 데모를 하며 퍼져나간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 대학교에선 주로 같은 과 학생들끼리

    자켓에 학교 마크와 과의 이름을 새겨 넣으며

    자연스레 과잠이라는 이름이 사용되었다.

     

    예체능 계열은 과잠으로 바시티 자켓대신 롱패딩을 주로 맞췄는데

    이건 '돕바'로 불리기도 했다.

     

     


     

    '그래서 뭘 사지?'

     

    현재 바시티 자켓은 유행이라 해도 될 만큼

    많은 브랜드에서 생산하고 있고 길에서도 많이 보이고 있는데

     

    그 시작에는 역시 버질아블로의 유산이라 할 수 있는

    루이비통의 바시티 자켓이 있다.

     

    왼쪽부터 지방시-셀린느-생로랑

     

    루이뷔통뿐만 아니라 다른 하이엔드 브랜드들에서도 

    바시티 자켓이 출시되고 있으며

    스멀스멀 조금씩 올라오고 있는 지방시와

    어깨에 라인이 들어간 생로랑의 바시티 자켓은 인기가 꽤나 좋았다.

     

     

    (L)더 바이닐 하우스 (R)예스아이씨
    (L) 도미넌트 (R) 아웃스탠딩

     

    루이비통과 Y2K의 영향 탓인지

     

    많은 도메스틱 브랜드에서도 패치가 크게 들어가 있고 디테일이 많은 바시티 자켓들이 출시되고 있다.

     

    이런 트렌드가 아니라면 브랜드들에서 잘 뽑지 않는데 이런 바시티 자켓들인데

     

    평소 스트릿 한 바시티 자켓을. 원했다면 어쩌면 지금이 쇼핑 기회가 될 수도 있겠다.

     

    트렌드보단 클래식함을 쫓고 싶다면 

    바시티 자켓의 근본이라 불리는 골든베어를 경험해 보는 것도 좋다.

     

    몇 년 전만 해도 편집샵에서 크게 세일을 하기도 했던 게

     

    국내에서의 골든베어인데.

     

    바시티 자켓의 유행 탓인지 현재는 저렴하게 구매하기는 조금 힘든 편이다.

     

    왼쪽부터 에스피오나지-프리즘웍스

    물론 도메스틱 브랜드들도 클래식한 디자인의 바시티자켓을 출시하는 곳이 많다.

     

    이런 디자인의 바시티 자켓들은 유행이 없는 스테디 한 아이템 중 하나이니

     

    이렇게 유행이 한번 확 오고 살짝 주춤해질 때쯤

     

    크게 세일하는 제품을 구매하면 좋은 편이다.

     

    (ma-1도 비슷한 경로를 겪었다)


    '마치며'

    스테디한 아이템도 트렌드에 따라 디테일들이 변하며

    유행을 타는 걸 보면 패션이랑 참 재밌고 신기하다.

     

    7-8년 전쯤 바시티자켓이 유행을 탔을 땐 많은 이들이 스타장이라 불렀었는데

     

    과연 10년 뒤엔 바시티 자켓은 어떤 이름으로 불리고 있을까?

     


    https://www.youtube.com/watch?v=sJzwD20bOC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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