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brand story: 일침입혼의 가방 장인들 '요시다 포터' 이야기
    brand 2023. 3. 2. 17:52
    반응형

    가방을 생산하는 브랜드는 많지만

    가방'만' 고집하는 브랜드는 많지 않다.

     

    가방은 잘된 브랜드의 캐시카우 아이템이기도 하고

    자금이 부족한 작은 브랜드의 초기 아이템이기도 한데

     

    오늘은 80년이 넘게 가방만을 고집해 오는 브랜드

    포터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포터의 시작'

    요시다키치조

     

    포터의 시작은 193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일본의 가나가와 현에서 태어난 요시다 기치조는 12세에 도쿄로 상경해 가방공방에 들어간다.

     

    넉넉지 않은 집안 형편에 어린 나이부터 일을 시작한 기치조는 17세 때  간토대지진을 겪는데

    천의 양끝에 가재도구들을 엮어 자신의 짐을 옮기며

    그는 물건을 옮기는 가방의 '본질'에 대해 다시 한번 더 생각하게 된다.

     

    이런 그의 성장 배경은 후에 포터가 가방에만 집중하는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1935년, 29세의 나이로 요시다 가방 제작소를 설립한 기치조는 자신의 이름을 내건 가방을 만들기 시작했다.

    태평양 전쟁이 발발했을 때는 자신의 작업 도구들을 다리 아래 창고에 숨겨놓은 채 징집이 되기도 했고

    전쟁이 끝나자마자 그는 다시 가방을 만드는데 매진한다.

     

    일본의 경제 부흥이 시작되며 그의 가방은 큰 인기를 얻게 되는데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 제품은 판매하지 않고 그냥 이웃들에게 나눠줄 정도로

    품질에 집착했던 기치조의 가방들을 소비자들이 알아본 셈이다.

     

    1950년대에 출시됐던 요시다의 'Elegant Bag'은 지퍼로 사이즈를 조절할 수 있는 가방이었는데

    급격히 늘어나는 도시 인구 속에서 집이 좁은 사람들에게 유용한 물건이었다.

     

    50년대까지만 해도 요시다의 가방은 그냥 '요시다 가방회사 가방', '요시다네 가방'같은 이름으로 불렸는데

    자신의 가방이 브랜드처럼 소비되는 걸 알아챈 기치조는 1962년 자신의 가방에게 포터라는 이름을 부여한다.

     

    가방제작소에서 자사의 브랜드를 만든 셈이다.

     

    포터는 호텔이나 역에서 가방을 나르는 짐꾼들을 일컫는 말인데

    기치조는 가장 많은 가방을 만져보고 다뤄본 이들은 포터들이기에

    누구보다 가방에 대해 잘 알고 있을 거라며 '포터'라는 이름을 택했고

     

    뿐만 아니라 포터라는 네이밍에는

    자신의 가방이 수많은 포터들의 손에 닿으며

    세계 곳곳에 퍼지기를 바라는 그의 마음 또한 담겨있었다.

     

    이렇게 탄생한 포터는 지금까지도 요시다 컴퍼니를 대표하는 브랜드 중 하나이다.

     


    '一針入魂'

    포터를 대표하는 슬로건은 '일침입혼'이다.

     

    한 땀 한 땀에 혼을 담는다는 뜻의 일침입혼은 포터의 장인정신을 나타내는 문구인데

    포터의 택에 적힌 made in japan은 이런 그들의 장인정신을 나타내는 지표 중 하나이다.

     

    포터는 인기가 많아진다고 생산량을 늘리거나

    제3 국 생산으로 눈을 돌리지 않았다.

     

    자신들이 만족하는 퀄리티의 제품을 만들어 내기 위해 made in japan을 고집하고 있는 것이다.

     

    그중에는 규모가 큰 공방도, 현대화 설비를 갖춘 공장도 있는데

    여러 공방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제작되는 가방이 바로 '포터'인 것이다.

     

    단순한 하청의 개념을 넘어선 이들의 파트너십은

    장인의 맥을 이어가기 위한 포터와 여러 공방들의 노력을 통해

    현재도 이어져나가고 있다.

    일본 내에서 가장 규모가 큰 가방브랜드임에도

     

    구시대적으로 보이는 이런 행위를 지속해 나가는 게 비효율적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포터는 스스로 우리는 말만 번지르르하게 하는 브랜드가 아니라는 걸 증명해 나가고 있는 셈이다

     

    참고로 이 '일침입혼'은 다양하게 번역이 되는데

    가장 마음에 드는 번역은' Heart and soul into every stitch'이었다.

     

    '모든 스티치에 마음과 영혼을 담아'

     

    이 얼마나 멋진 말인가

     


    'item'

    각자 다르겠지만

    포터 하면 떠오르는 몇 개의 가방들이 있다.

     

    그들의 대표 가방들을 몇개 살펴보자.

     


    'Tanker'

    01234
    클릭하여 슬라이드 넘기기

     

    포터를 대표하는 가장 유명한 아이템은 역시 탱커이다.

     

    1983년에 처음 출시된 탱커는 미 공군의 MA-1 자켓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된 가방으로 

     

    당시 가방에서는 많이 사용하지 않았던 나일론 소재를 활용해 포터를 나일론 가방의 대명사로 만든 가방 중 하나이다.

     

    MA-1 자켓의 특징을 그대로 담아 세이지 그린 컬러의 외피와 오렌지 컬러의 내피를 사용한 탱커는

    더플백과 숄더백이 메인 모델이지만 현재는 엄청나게 다양한 제품군을 자랑하고 있다.

     

    (포터 공홈에 탱커를 검색하면 제품만 8페이지가 나온다)

     

    @porter_yoshida_co.official

    탱커는 패션아이템으로도 오랜 시간 각광받아온 제품으로

     

    현재 국내에서의 인기 또한 꽤 있는 편이다.

    가장 인기 있는 모델은 og보단 블랙 색상의 숄더백.

     

    'SMOKY'

    특유의 깊은 색감을 가진 스모키 또한 매력적인 제품이다.

     

    유기농으로 짐바브웨 코튼과, 내구성이 뛰어난 코듀라 나일론 원사를 사용해 제작한 '코튼라' 원단은

    천연소재와 인공소재의 조합이라 할 수 있는데.

     

     

     

    탱커에 비해 좀 더 튼튼하고 독특한 소재감을 보여주는 스모키는 글쓴이의 최애 아이템이기도 하다.

     

    'HEAT'

    작은 손전등이 달린 히트 또한 눈길이 간다.

    발리스틱 나일론을 사용하여 튼튼함을 강조한 히트는 포터의 감성에 실용성을 한 스푼 첨가해 줬다고 할 수 있다.

     

    'Snack pack'

    여행 아이템 시리즈인 스낵팩은 다양한 크기로 출시되는 여행용 파우치로

    스낵을 열 때처럼 지퍼를 한 번에 열 수 있어 스낵팩이라는 이름을 갖고 있다.

    스낵팩은 정리함의 모습을 갖고 있는 가방이라 할 수 있는데

    캐리어 안에 있는 나만의 작은 정리함 같은 아이템이라 할 수 있다.


    'etc'

    'korea'

    포터 강남매장

    포터의 국내 인기는 꾸준히 상승 중이다.

     

    과거에는 아는 사람만 아는 브랜드라는 이미지가 강했고

    국내 판매처도 비이커를 비롯한 일부 편집샵이 전부였지만

    2016년부터 국내에 공식 론칭이 되며 빠르게 매장을 늘려나가고 있다.

     

    참고로 강남에 있는 포터 매장은 포터의 첫 해외매장이기도 하다.

     

    (좌)포터 압구정점 (우) 포터 여의도 더현대점

    특히나 첫 오픈당시 엄청난 화재를 모았던

    여의도 더현대 백화점에도 포터가 입점되며 

    핫플레이스에 놀러 갔다가 포터를 알게 되는 이들이 많아지게 되었다.

     

    'Tip'

    당연하게도(?) 국내 포터의 가격은 일본 보다는 조금 비싼 편인데

    이러한 이유로 일본 여행 시 포터를 구매하는 이들이 많다.

    포터는 다양한 컨셉의 스토어가 있어서

    홈페이지를 통해 위치를 잘 확인해서 방문하는 게 좋다.

    구글맵에 그냥 porter라고 검색했다가는 포터의 매장을 지나칠 수 있으니 유의할 필요가 있다.

     

    이런 포터의 컨셉 스토어는 각각 요시다 포터의 라인이라고도 볼 수 있는데

     

    포터의 대표아이템은 대부분의 샵에 입점되어 있는 편이고

    샵의 이름을 달고 특색 있는 아이템이 출시되기도 한다.

     

    참고로 포터 인터내셔널은

    대만에서 전개하는 포터의 라이센스 브랜드이다.

     

    포터는 라이센스 사업을 많이 하는 편이 아니긴 하지만

    모르고 구매헀다가는 찝찝할 수가 있으니 주의하길 바란다.

     

    (대만 여행 중 포터인 줄 알고 구매했는데 퀄이 꽤나 좋다는 후기들이 종종 보이기도 한다.)

    또한 포터는 다양한 콜라보를 진행하기로도 유명한데

    패션 브랜드뿐만 아니라 다양한 캐릭터, 아티스트들과도 협업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고

    이런 콜라보를 통해 포터를 새로 알게 되는 소비자 또한 많은 편이다.

    porter x levis

    콜라보 제품들로는 의류도 나오는 경우가 종종 있어서

    포터의 감성이 담긴 의류가 끌린다면 그들의 콜라보를 지켜보는 것이 좋다.


    'End'

    포터의 장인정신과 높은 가격 탓에 

    포터를 그냥 감성값이 아니냐고 보는 시선 또한 많다.

     

    물론 50만 원 가까이하는 나일론 가방은 '가성비'와는 거리가 멀다 할 수 있고

    같은 가격대의 가방들 중에서 포터가 압도적인 퀄리티를 보여주는 것 또한 아니다.

     

    하지만 이 정도가격대에서 감성을 가진 가방브랜드를 찾다 보면

    자연스레 다시 포터를 기웃거리게 된다.

     

    일본 특유의 감성으로 포장된 브랜드라 할지라도

    포터의 감성을 대체해 주는 곳이 없는 편이다

     

    값을 지불할만한 감성을 보유한 곳이 포터인 셈이다.

     

    짐을 챙길 때부터 설렘을 주는 가방

    그것이 포터의 매력이지 않을까 싶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