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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대체 왜 이러는거야..? 미스치프 이야기
    column 2022. 8. 27.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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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니커즈 시장은 이미 과포화 상태를 넘어섰다.

    과거엔 지금처럼 웃돈을 얹어주며 신발을 구매하는 사람들은

    소위 '스니커헤드'라 불리는 소수의 매니아들이었다.

     

    고가의 명품 슈즈는 그저 패션 위크 시즌에나 보는 신발이었고,

    명품 브랜드 역시 스니커 시장에 열을 올리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길거리를 나서면 '덩크', '조던', '이지' 등

    정가에 구매하기 어려운 신발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KREAM, STOCK X, SOLDOUT 등 스니커즈 중개 플랫폼이 연일 경쟁하는 것을 보면

    스니커즈가 매니아 들만의 세상에서 벗어나 

    대중들의 품으로 들어갔다는게 체감된다.

     

    이제는 스니커즈가 경매 시스템으로 거래되고,

    전시장에 전시되는 등 점점 하나의 예술 문화로도 잡혀가고 있다.

     

    불과 몇 년 만에 급진적으로 대중의 품으로 파고든 후 이제는 예술과의 경계를 허물고 있는 스니커즈 시장.

     

    그런데 이 스니커즈 전쟁 속에서

    매년 하입을 이끌어내고 있는 집단이 있다.

     

    신발 속에 피를 집어넣고, 반스를 전자레인지에 돌리는 등

    상상도 하기 힘든 기행을 보여주는,

     

    아티스트 그룹 MSCHF에 대해 알아보자.

     


     

    'JESUS SHOES'

    MSCHF

    미스치프.

     

    아티스트 그룹 ‘MSCHF’는 뉴욕, 브루클린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아티스트 그룹이다.

    mischief는 장난, 장난기, 나쁜 짓 등의 뜻을 가진 단어로

    이들은 그룹 네임처럼 장난기 가득한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JESUS SHOES

     

    Jesus Shoes, 그들의 작품 중 스니커즈계의 주목을 받았던 첫 번째 작품으로

    나이키의 스테디셀러인 Air Max97을 커스텀해 제작된 신발이다.

     

    Air Max97의 가장 큰 디자인적 특징은 외부로 노출된 에어솔이다.

    신발의 쿠션 시스템을 바깥으로 노출하는 발칙한 상상 보여주었던 신발.

     

    미스치프는 이 특징에 재밌는 상상을 더했다.

    바로 착용하는 사람이 성스러운 체험을 할 수 있게 한 것.

     

    에어솔에 성수를 넣어 신는 사람이 '예수 간접체험'을 하게 만든 것이다.

    마태복음 14장 25절은

    "밤 사경에 예수께서 바다 위로 걸어서 제자들에게 오시니"라는 구절이다.

     

    신발 옆면에는 이 구절을 상징하는 MT14:25가 새겨져 있으며,

    미스치프는 '솔에 성수를 넣었으니, 너는 문자 그대로 물 위를 걷는 것이다'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JESUS SHOES

    또한 이들은 신발의 깔창을 붉은색 양모로 만들었는데,

    이는 교황이 전통적으로 신는 신발의 색이 붉은색이기 때문이다.

     

    단순하게 물을 넣고 끝낸 것이 아닌,

    요르단 강에서 직접 물을 길어와 신부에게 축복을 받아 성수를 만들고 넣었다니..

    이들에게 중요한 것은 진짜 같아 보이는 게 아니고,

    진짜에 가까워지는 것이라고 보여진다.

     

    어떻게 하면 더 좋은 기능을 경험시키지?,

    어떻게하면 더 하입한 감성을 느낄 수 있게 하지?

    라는 기존 마켓의 틀을 깬 신박한 발상이라고 할 수 있다.

     

     


     

    'SATAN SHOES'

    SATAN SHOES

    디테일의 끝판을 보여줬던 Jesus Shoes는 

    사람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기며, 예술가 집단의 재밌는 시도로 여겨졌다.

     

    이때까지만 해도 이들이 스니커계의 악동으로 남겨질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2019년. 미스치프는 Jesus Shoes와는 상반된 'Satan Shoes'를 선보였다.

     

    Jesus Shoes에 들어간 것이 성수였다면, 사탄 신발에 들어간 것은

    다름 아닌 인간의 피였다.

    LIL NAS with SATAN SHOES

    미국의 핫한 래퍼 Lil nas X와의 콜라보레이션으로 나온 슈즈로

    인간의 체액이 들어갔기 때문에 사회적으로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켰다.

     

    Lil nas X는 Old Town Load로 높은 주가를 달리고 있을 때

    트윗을 통해 자신이 게이라는 점을 커밍아웃했고,

    실제로 많은 기독교 신자들과 반동성애 집단에게 비난을 받았다.

     

    그는 여기에 굴하지 않고 자신을 비난하던 이들에게 한방 먹이기로 결심한다.

    자신의 신곡 'Montero'를 통해 전면적으로 기독교의 보수적인 시각에 의문을 던진 것.

     

    그는 뮤직 비디오에서 지옥으로 넘어가 악마가 되는 과정을 담아냈는데

    바로 악마가 신은 신발이 사탄 슈즈였다.

     

    사탄 슈즈의 아웃솔에는 피를 섞은 붉은색 액체가 들어가며,

    뒤집힌 십자가, 오각성은 반기독교적 메타포를 담은 상징들이다.

     

    SATAN SHOES

    그리고 'Jejus Shoes'와 마찬가지로 옆면에는 성경 구절을 상징하는 문구가 세겨졌는데,

    바로 Luke 10:18, 누가복음 10장 18절로

    ‘예수께서 이르시되 사탄이 하늘로부터 번개 같이 떨어지는 것을 내가 보았노라’

    라는 구절이었다.

     

    이전과는 다르게 부정적인 의미가 많이 담긴 신발이었고,

    사회적 파장을 일으킨 탓일까?

     

    나이키는 미스치프에게 소송을 걸게 된다.

    당연하게도 법원의 판결은 나이키의 손을 들어주었다.

    이후 판매금지 처분과 구매자가 원할 시 환불 조치를 하라는 명령을 내렸지만

    이미 완판 된 후였고, 리셀가도 훨씬 높게 측정되었기에 환불을 결정한 사람은 없다는 후문이…

     


     

    'WAVY BABY'

    TYGA WITH WAVY BABY

     

    그리고 이 신발들이 사람들의 머릿속에서 잊힐 때쯤.

    이들은 다시 한번 발칙하고 재밌는 행동을 보여주었다.

     

     

    미국의 유명 흑인 래퍼 Tyga와의 콜라보를 통해 반스의 패러디 슈즈를 발매한 것.

    단순하게 신발을 커스텀한 것이 아닌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실루엣을 선보이며 화제의 중심에 서게 되었다.

     

    WAVY BABY

    반스의 올드스쿨을 패러디한 신발로 보이는 것처럼 구불구불한 실루엣을 가지고 있다.

    이들은 올드스쿨을 전자레인지에 돌렸더니 웨이비 베이비가 나왔다는

    재밌는 영상을 틱톡에 공개하며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다.

    WAVY BABY 경고문

    밑창에는 재밌는 경고 문구가 적혀있는데,

    간단하게 의역하면 이 신발을 신고 발생할 수 있는 부상, 사망 같은 사고들에 대해

    미스치프 측에 소송을 걸 수 없다는 의미이다.

     

    과연 이 문구에 적힌 것처럼 이 신발은 신기에 위험할까?

    앞선 두 신발들에 비해 가격이 저렴한 탓에 국내외 유튜버들의 리뷰가 꽤 있는 편이다.

     

    이들의 리뷰를 보면 생각보다 위험하지는 않은데,

    신발을 신고 계단 등을 이용할 때는 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대부분.

     

    이쁘고 신박한 디자인을 위해 안전을 감수하다니,

    그동안 스니커 시장을 지고 있던 여타 브랜드들은 차마 할 수 없었던 발상이다.

     

    재밌는 건 미스치프 측은 베이비 웨이비의 출시 전 반스 측으로부터 대화 요청을 받았고, 수익의 절반과 신발 4켤레 등을

    요구받았다고 하는데.. 후 협업 이야기까지 오고 갔다고 하나, 결국 반스 측이 소송을 걸었다고 한다.

    (누구의 말이 맞는지..)

     


     

    'SUPER NORMAL'

    SUPER NORMAL

    여러 사회적 논란과 소송 등, 여러 해프닝이 있었지만

    스니커 시장에서 이들의 이야기는 그 어느 것보다 흥미로웠다.

     

    그런 미스치프가 이번에는 나이키의 에어포스 1을 패러디한 '슈퍼 노멀'을 발매한다고 공개했다.

     

    012
    SUPER NORMAL

    웨이비 베이비가 신발이 녹아내린 듯한 실루엣을 부여준 것처럼

    이 신발 역시 고체가 액체화 된듯한 모습을 보여준다.

    박음질 마저 삐뚤빼뚤하게 되어있는 이 신발은 웨이비 베이비처럼 착용하기에

    위험해 보이는 신발은 아니라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신발 역시 현재는 품절 상태이며,

    이전 신발들을 나이키와 반스에서 소송을 해준 덕분에(?) 전 세계적으로 이슈몰이가 되었다.

     

    하지만 이전처럼 이전처럼 부정적인 의미가 담긴 신발이 아니어서인지

    아직까지 나이키가 소송을 준비하는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

     

     


    'END'

    이쯤 되면 미스치프가 신발이 커스텀 업체가 아닐까?라는 의문이 들 수 있다.

    하지만 이들은 단지 예술의 한 형태로 신발이라는 매개체를 이용했을 뿐

     

    국내에서는 크게 이슈가 되지 않았지만,

    현존하는 바이러스를 모두 담은 노트북을 만드는 등

    신발 외에도 다양한고 신박한 움직임을 보여주는 예술가 집단임에 부정할 수 없다.

    sotheby's - 경매 업체

    이제는 신발이 예술품 경매 사이트에도 등장하며

    점점 발을 보호하고 멋을 부리는 아이템을 넘어

    문화의 축으로 올라오고 있다.

     

    일론 머스크부터 홈리스까지 모든 사람들은 신발을 신는다.

    모두가 가지고 있고, 내 몸에 가장 가깝게 위치하는 만큼

    예술가들이 자신의 생각을 풀어내기에 매력적인 아이템이 아닌가.

     

    어쩌면 10년 후 버질아블로를 미술사에서 배우게 되는 날이 올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잠시 든다.

     

    패션을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서, 패러디와 표절, 상표권에 대한

    이슈가 있었던 건 사실이지만 이러한 재밌는 움직임들이 더욱 많이 보였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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